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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의자 [책 리뷰] 방탈출 게임북
    카테고리 없음 2022. 1. 14. 17:17

     

    * 본 시리즈의 특징과 플레이 방법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쌍둥이섬 탈출' 후기를 참고하세요. 블로그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일단 나의 첫 번째 취미는 독서다. 하지만 독서 못지않게 즐기는 취미... blog.naver.com

    전작이 두 권의 책으로 나뉘어 있었던 데 비해 이번 책은 다시 단권으로 돌아왔다. 분량은 예전과 비슷한 정도 그러나 아무래도 단권이라 상대적으로 두꺼워 보였다.

    책을 펴는 순간 동봉된 구성품이 보인다 이 중 어느 하나도 아니더라도 절대 엔딩까지 갈 수 없기 때문에 하나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어쩌면 출판사에서 책에 경고(?)). 여기 있는 소품들은 책에서 지시가 있을 때까지 아껴두면 된다.

    독특한 형태로 이번에는 잘라내어 쓸 수 있는 구성품이 책 뒷면에 붙어 있는데 이것도 책에서 지시가 있을 때까지 그대로 두면 된다. 절취선이 있어 자르는 데 도구는 필요 없지만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잘라야 한다.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 자르는 소품은 제외 - 이런 느낌이다 수사 시트와 지도는 아예 꺼내 플레이하면 되고, 반투명 종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내놓으라는 지시가 있을 때부터 사용하면 된다.

    처음엔 지도에 이렇게 아무 표시가 없어 갈 곳이 없지만 경기를 하면서 장소에 대한 단서가 나오면 차근차근 채워갈 수 있고 따라갈 수 있는 곳이 늘어난다. 참고로 뒤에는 2층과 지하의 지도가 있다.(갈 수 있는 곳이 굉장히 많다.)

    대망의 수사 시트 전에 비해 채우는 게 좀 적은 것 같은데? 라고 가볍게 보았지만 과연… 뒷면에는 용의자 명단과 기억 시트가 있고, 나는 아직 여기에는 쓰고 싶지 않기 때문에 따로 시트를 준비했다. 아...)

    이번 게임북의 스토리를 간단히 보면 갑자기 잠에서 깬 짱의 눈앞에 시체가 있다. 그런데 내가 왜 시신 앞에서 눈을 떴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당연히 시체와 함께 있던 나는 범인으로 의심받고 심지어 눈앞의 시체 이외의 시체가 발견됐다는 사실도 듣게 된다. 자신의 누명을 벗고 범인을 찾기 위한 나의 조사가 시작된다! 라는 식의 미스터리 게임이다.

    스포니까 모자이크 처리를... 보여줄 수 있는 게 CLEAR밖에 없는 현실...

    전편의 플레이타임이 대략 45시간이었던 데 비해 이번 10명의 우울한 용의자의 플레이타임은 대충 잡아도 10시간 가까이 된 것 같다.자기 전에 누워서 고민하던 시간까지 하면 10시간을 훌쩍 넘기게... 일단 문제 자체가 예전에 비해 많이 어려워졌다. 그리고 가이드가 너무 부족해서 아직 풀지 못한 문제인데도 잡아서 시간을 허비할 때가 많았다. 여기에 이번에는 책에 쓰는 단서 외에 내가 따로 기억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았다. 다만 책에 실린 내용을 모두 숙지하지 않으면 진행조차 쉽지 않을 뿐더러 범인을 검거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한 문제가 실패하면 풀릴 때까지 넘어가지 못하니 플레이 타임이 자연히 길어졌다. 먼지 같은 칩을 쓰다 보면 책에 의미 없는 게 아무 것도 없으니 눈을 크게 뜨고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범인을 찾느라 이틀이나 허비했지만 솔직한 말로 이건 '틀림'이 아닌가 하는 부분이 있어 시간을 낭비하고 말았다. 과연 이 단서를 보고 출판사의 의도대로 단숨에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분명히 다 제대로 했는데 실수였다니 난 평생 엔딩을 볼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을 때야 풀 수 있었다. 풀고 나서도 시원하다기보다는 '이게 왜 이러지?' 라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문제의 퀄리티는 정말 상상 이상이다. 아주 잘 만든 문제와 단서를 조합하여 머리를 회전시키면서 겨우 풀었을 때의 스릴은 대박! 책 전체가 잘 짜여져 있어서 문제를 잘 만들고 플레이 하는 동안 탄성이 터져 나왔다. 문제 푸는 맛은 실로 최강이다. 전작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문제 난이도와 퀄리티가 압권이었다.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지만 실은 너무 많은 인물이 등장했기 때문에 문제를 풀어가면서 저마다 서사를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야기의 구조 자체가 끝까지 누가 범인이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범인에 대한 개연성은 거의 없는 수준에 가깝다. 그래도 왜 집안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느냐는 이유를 적절히 줬고, 이를 통해 전개되는 스토리도 참 이랬을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 결과적으로는 나은 편이었다.

    스포니까 모자이크 처리 둘... 보여줄 게 FIN밖에 없는 현실...

    늑대 마을로부터의 탈출을 아직 엔딩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중간 이상까지 플레이한 입장에서 그보다 훨씬 어려운 10명의 우울한 용의자를 단 한 가지 힌트도 없이 여기저기서 정체하다간 1년이 지나도 클리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남긴 채 제시하는 것은 사실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머리를 많이 쓰면서 결국 엔딩까지 보게 되어 정말 짜릿한 느낌과 함께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다.(사실 막힌 문제가 풀릴때마다 엄청난 쾌감이.. 그만큼 전작에 비해 훨씬 재미있게 플레이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매년 1권씩 책이 출간되고 있는데, 내년에도 기대해도 좋은가. 형만 한 동생은 분명 있었다. 문제가 안 풀린다며 닷새 동안 골머리를 앓았지만 엔딩을 본 소감은 한마디로 다음 회도 무척 기대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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